[마켓파워] 한화테크윈, 두산DST 인수로 그룹 방산사업 방점?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6. 03. 21. 06:00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KAI보다는 실질적 사업 시너지 올린 두산DST에 집중
LIG넥스원, MBK등 경쟁상대는 부담
잉여금 1조 이상으로 자금 여력 충분...그룹 방산사업 육성 방침도 인수 의지 높여
Print
올해 본격적인 한화그룹으로서의 경영체제에 돌입한 한화테크윈이 두산DST 인수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절대강자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삼성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매각하며 항공엔진 사업 투자에 나서는 등 단순히 몸집을 키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보다는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리를 택해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DST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화그룹은 화약 중심의 ㈜한화와 자주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화테크윈의 방산 사업에 장갑차 등 지상기동무기 분야를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과 한화테크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화테크윈 방산부문 매출은 약 21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방산부문 누적매출은 6651억원 수준으로, 이는 한화테크윈 전체 누적 매출 2조6134억원의 25.4%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2분기 14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와 4분기 다시 흑자로 돌아서 안정을 찾고 있다.

한화테크윈이 두산DST를 인수할 경우 ㈜한화의 탄약·유도장비 사업과 K9자주포 중심의 한화테크윈과 함께 그룹의 한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방산사업의 수익성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6월 총 8232억원에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 인수를 마무리 짓고 K9 자주포와 유도무기 기술 부문 역량을 강화했다. 기존 ㈜한화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탄약·유도무기 사업을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 및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까지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다만 두산DST를 인수를 위해선 사업 시너지 효과가 한화테크윈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LIG넥스원과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MBK파트너스라는 경쟁자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LIG넥스원의 경우 두산DST를 가져갈 만한 실탄마련이 쉽지 않다는 약점이 있고, MBK파트너스의 경우 방산사업 특성상 사모펀드라는 지위가 마이너스다.

한화테크윈 측은 인수전에 참여했을 당시부터 두산DST의 인수는 방산업체가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두산DST의 인수가격을 경영프리미엄을 합쳐 6000억~7000억으로 보고 있다.

한화테크윈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나쁘지 않다. 안정적인 자금과 방산업체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테크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27억원, 이익잉여금은 1조157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5월 15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이 또한 재무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보유중인 KAI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두산DST 인수전에 참여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방산사업 방향이 실리적으로 바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AI가 시장의 잠재적 M&A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한화가 최우선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KAI가 공식적인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도 아니고 지분 가치 또한 너무 높다는 점을 들어 인수의지에 대해 명확한 스탠스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두산DST 인수에 대해서는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적으로 봤을 때도 KAI지분 인수로 재무적 부담을 키우는 것보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방산사업에 실질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화테크윈이 항공엔진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선택의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AI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많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