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국제강, 중국 냉연공장 청산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6. 03.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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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석장강박판, 지난해 500억원대 자본잠식...청산위한 회계처리중
지난해 1분기 이후 생산가동 중단, 설비 등 청산 끝내
공장부지 처리 등 법적인 서류 절차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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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계열사인 중국 무석장강박판유한공사를 사실상 청산했다. 아직 법적인 서류작업 등이 진행되지 않았고 공장부지 처리 문제가 남아있지만 실질적인 생산 및 영업 활동은 이미 중단된 상태다.

무석장강박판은 동국제강의 중국 계열사로 냉연강판을 생산해 중국 유니온스틸차이나에 공급하던 곳이다. 이번 결정은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고 컬러강판과 같은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하기로 했을 당시부터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무석장강박판은 지난해 2분기부터 사실상 생산을 중단하고 설비매각 등을 마무리한 상태다. 현재 공장부지 처리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로 청소 용역 등 단순 관리비만 들어가고 있다.

무석장강박판은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14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중국 유니온스틸차이나가 70%의 매출을 책임져 왔지만 유니온스틸차이나 역시 수익성이 악화되며 손실 규모를 줄이지 못해 왔다. 유니온스틸차이나는 2014년과 지난해 각각 1044억원과 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011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무석장강박판은 매출 660억원, 당기순손실 754억원을 기록했고, 자본은 마이너스(-) 50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4년 자기자본이 6265억원임을 고려하면 이번 자본잠식은 청산을 위한 회계처리 과정이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2012년만 해도 무석장강박판의 건물·기계장비 등 생산설비 기초 장부가액만 91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자산이 319억원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무석장강박판에 있는 압연기 3대 등의 설비는 모두 처분됐다”며 “현재 공장부지 처리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권에 대한 처리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석장강박판이 사용료를 내고 얻은 토지사용권 기간은 1995년부터 2045년까지 50년이었다.

무석장강박판의 상황은 청산절차가 들어가기 전부터 좋지 않았다. 중국고로업체에서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자동차와 산업용기 등에 사용되는 냉연강판을 생산하던 무석장강박판은 생산을 꾸준히 줄여왔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2010년 100만톤에서 2012년 52만톤 수준으로 줄었고, 2014년 60만톤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45만톤으로 떨어졌다. 실제 생산량은 2014년 34만톤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6만3000톤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1분기 생산량으로 실제 지난 2분기부터는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이 컬러강판에 집중하기로 사업방향을 정비한 수년전부터 무석장강박판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무석장강박판 청산작업에 들어간 것은 중국 시장 상황이 어려워진데다 지난해부터 페럼타워, 국제종합기계 등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등 사업전반의 변화가 필요한데 따른 조치로 이해된다. 무엇보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연 평균 14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지분법으로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적은 재무부담이라도 덜어야 하는 동국제강으로선 당연한 결정이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동국제강은 조선업종 등 주력 제품인 후판 수요처 경기가 급락하면서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 사업을 강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최근에는 신개념 철근 제품인 디코일을 도입해 고객맞춤형 제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후판 사업은 급격한 수요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포항 공장을 폐쇄하고 당진공장이 전담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올해 최대 과제인 동국제강이 수익성이 떨어진 중국내 냉연강판 사업을 접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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