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KCC, 현대차 지분 전량 매각…M&A 포석?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6. 0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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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억원 현금화…수익률 386%
'투자의 귀재' KCC, 새로운 투자처 모색할 듯
삼성물산 주택사업 부문 인수 가능성도
KCC-보유-주요-상장자-투자-실적
KCC가 지난 11월 800억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재계에서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KCC가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매각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자금이 활용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현대차 지분 0.3%(71만3000주)를 전량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864억원으로, 취득 원가(224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수익을 냈다.

KCC는 2003년 현대차 지분 1.02%(223만주)를 720억원에 최초 취득했다. 이후 2011년 보유 지분 절반가량인 0.51%를 2397억원에 매각해 200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은 바 있다.

◇주요 상장사 투자 수익률 평균 ‘246%’

KCC는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다. 수익률도 높다. 현재 KCC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상장사 지분의 평가차익은 1조5353억원으로 운용 수익률이 246.2%에 이른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이 꼽힌다. 2011년 KCC는 현대차 매각 대금으로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보유 주식 17%를 매입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이 합병했고, 상장 시 일부 지분을 처분해 4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남아있는 지분의 평가차익만 1조원이 넘는다.

정몽진 KCC 회장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투자분야 인맥이 넓은 것으로 유명하다. 임석정 JP모간 한국대표와 돈독해 평소에 많은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투자·M&A 자금 활용 가능성 높아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대금도 새로운 투자처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KCC는 지난해 현대차 외에도 벽산·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각해 2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 매입을 위해 발행했던 기업어음(CP) 상환 자금으로 활용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KCC는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 중 하나로 재무 상황이 견조한 편”이라며 “또 다른 투자처를 찾은 후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니면 KCC가 삼성물산 지분 매입을 위해 발행한 CP를 상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M&A를 위한 실탄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KCC가 삼성물산 주택사업 부문을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 주식 매입도 이를 염두에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KCC는 주식 처분 배경에 대해 “투자금 회수 차원의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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