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회생 출구찾는 대우조선해양, 3년내 매각 불투명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5. 11.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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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현재 지분가치, 인수시 대비 반토막
투자자금 회수 위해서는 사업 정상화 필수
조선업 전망 침울, 수익성 개선도 더딜 가능성, 조기매각 발목
대우조선해양 산은지분2
대규모 부실로 극한 상황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 사실상 3년을 넘길 전망이다. 산은은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3년내 집중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선업종 침체 장기화가 지속되고 있고 경영정상화가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매각을 놓고 산은이 대기업들에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재계가 경기 악화로 몸집 줄이기와 구조조정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더욱이 이번 부실로 대우조선의 시장가치는 급격히 하락해 산은이 지분 인수시 보다 손실을 보며 팔아야 하는 상황도 고민으로 작용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종가는 6830원으로 산은 보유지분 6021만여주의 가치는 4113억원 수준이다. 이는 산은이 공기업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한 지난해 말 대우조선의 지분장부가치 1조5668억원, 시장가치 1조1231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현재 대우조선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산은은 지분 취득에 사용한 1조405억원을 회수하기는 사실 상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3분기동안 4조3003억원 누적영업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2조6000억원과 1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산은이 지원하는 2조6000억원 중 2조원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자본확충에 사용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와 신규대출 이후 출자전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매각공고가 예상되고 있지만 산은이 대규모 손실을 보며 매각을 빨리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상 산은이 추진하기로 한 3년내 비금융계열사 매각 대상에서 대우조선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지원에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와 지분가치 상승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조선 빅 3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이 저유가와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해운물동량 감소로 신규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조기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국내 대기업 중에 대우조선 사업을 인수할 만한 곳이 없는데다 사업시너지를 높이는 매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마땅한 주인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우조선은 내년 이후 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충당금 환입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유상증자 등의 지원으로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내년 수익성 제고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내년에 영업수익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2019년 이전에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이 자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의 내년과 2017년 영업이익이 3000억원 수준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2013년 기록한 4000억~5000억원 대의 영업이익에는 많게는 2000억원 수준이 미달되는 규모다. 특히 내년에 예상되는 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은 충당금 환입에 따른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산은이 재무담당자를 대우조선 부사장에 임명해 놓고도 이런 부실을 몰랐다는 질책을 받았고, 이제는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불가피한 대우조선 살리기에 나선 모습”이라며 “산은의 품에서 벗어나기 원했던 대우조선으로서는 더욱 답답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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