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동국제강, 국제종합기계 매각한다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5.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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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그룹, 현재 매각공고 작업 진행 중...M&A업계 매각공고 임박 예상
올해 국제종합기계가 M&A 미진행시, 내년부터 채권단 주도로 진행예정
국제종합기계-실적·지분율-추이
동국제강이 농업용 기계와 디젤엔진을 생산하는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합병(M&A)시장에 내놓는다. 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하고 있지만 채권단 관리를 통해 경영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M&A를 진행하기 좋은 시기로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모기업인 동국제강이 철강사업에 집중하고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현금동원에 나서는 상황에서 국제종합기계에 대한 M&A시장 노크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들어 재무상태가 불안한 한계기업 처리와 관련해 KDB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국제종합기계 처리를 빠르게 진행하는 이유로 여겨지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과 M&A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국제종합기계를 M&A시장 매물로 내놓기 위한 매각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시점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M&A업계에서는 매각공고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국제종합기계 매각을 위한 작업이 진행돼 왔고, 현재 매각공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국제종합기계가 매물로 나올 경우 그 금액은 300억원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국제종합기계가 M&A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됐을 당시 LS엠트론이 350억~400억원 규모에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현재 채권단 관리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금액 수준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2011년 7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국제종합기계는 같은해 8월부터 산은을 비롯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11년 12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지난해 말 상환유예기간이 도래했지만 채권단과 협의, 상환유예기간을 내년 12월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제종합기계의 지분은 동국제강이 50.8%를, 산업은행(28.6%)·국민은행(11.6%)·하나은행(3.6%)·유안타증권(3.1%) 등 채권단이 49.2%를 보유중이다.

국제종합기계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부친인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이 1986년 인수한 기업이다. 철강중심의 그룹 사업과는 연관성이 낮은 곳임에도 장 명예회장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한 것은 농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명예회장은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 주립대에서 농업경제를 공부하는 등 농업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에서 장 회장도 국제종합기계의 성장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자본잠식으로 2011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국제종합기계는 당시 유니온코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2013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반복해 왔다. 이후 최대주주가 유니온스틸로 변경됐다가 동국제강이 사업효율화와 비용절감 등을 위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는 동국제강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매각공고는 동국제강과 국제종합기계가 주축이 돼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까지 구체적인 진행사항이 나오지 않을 경우 M&A 검토는 내년부터 채권단이 담당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인이 바뀔 경우 경영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M&A를 논의하고 있지만 올해는 국제종합기계가 담당하고 있다”며 “만약 올해까지 진행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채권단이 담당하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동국제강 측은 국제종합기계가 올해 들어 실적 개선을 확실히 보이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M&A를 위한 매각공고 작업을 이때 진행하는 것이 인수자를 찾기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장 회장이 국제종합기계에 대한 자원지원을 통해 경영안정화를 꾀하고 채권단에게 지분을 다시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동국제강의 재무상태를 볼 때 그룹내 M&A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동국제강은 산은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졸업과 침체된 업황에 따른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포스코 지분 매각, 포항 후판2공장 폐쇄, 사파이어 잉곳 제조 업체 DK아즈텍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 다방면에서 구조조정을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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