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삼성전자, 새로운 ‘OOO 신화’가 필요한 이유는?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5. 02.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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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두마차 '반도체·IM'…상호 보완하며 실적 견인
지난해 IM부문 영엉입익 전년比 42%↓
IM부문 대체할 차세대 먹거리 필요
삼성전자-반도체·정보통신-부문-영업이익-비중-추이
“삼성전자는 절대 망할 수 없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한 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년간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IT모바일(IM)’ 부문이 부진한 성적을 상호 보완하며 실적을 지탱해왔다.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팔며 수직계열화한 결과, 어느 사업부문이 부진해도 다른 사업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견조하게 이끌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회의적인 가운데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운좋게도 반도체와 IM 부문의 성장 주기가 서로 보완되는 형식으로 흘러왔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IM 하강주기와 반도체 하강주기가 만나게 된다면 지금 같은 실적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반도체 신화’와 ‘갤럭시 신화’가 만나다…상호보완하며 실적 견인

3일 2000년부터 14년간의 삼성전자 사업별 영업이익 비중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와 IM부문의 연평균 영업이익 비중이 4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쪽 사업의 부진에도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수준을 창출하며 기본 수익을 이끌어온 것이다.

지난 14년간 삼성전자 실적을 주도한 ‘1등 공신’은 반도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며 ‘반도체 신화’를 이뤄냈다. 이후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평균 54.82%에 달하는 등 견조한 수익을 냈다. 정보기술(IT) 산업이 호황이었던 2000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6조원대로 올라섰고 4년만에 8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반도체는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 대표적인 업종으로, 등락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IT 버블·닷컴 거품이 꺼지며 반도체 가격이 폭락했던 2001년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 하락했다. 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PC시장의 한계, 대만 등 후발기업의 과잉 투자, 글로벌 위기에 따른 가격붕괴로 실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무너졌던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메웠던 것이 바로 IM부문이다. 이른바 ‘애니콜 신화’로 90년대 후반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 우뚝선 삼성전자는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1년 휴대전화 글로벌 판매를 확장하며 IM부문에서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전체 수익의 30% 이상을 거뒀다. 또 2008년 적자전환한 반도체를 대신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보전했다.

이후에도 두 사업 부문의 상호 보완은 계속됐다. 옴니아 시리즈의 실패로 스마트폰 사업이 허덕이던 때 반도체 부문이 버팀목이 됐다. 또 2010년 비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LSI’ 사업의 부진과 애플과의 소송으로 인해 반도체 사업 실적이 다시 하락할 때에는 스마트폰 갤럭시S가 등장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 무너진 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신화’가 필요하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이 점차 하락세로 치닫으면서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IM부문이 새로운 혁신 없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세대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처럼 상호보완 수익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에 버금가는 신사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M부문은 2013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 하락한 14조원대를 기록했다. 애플 아이폰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스마트폰을 무기로 신흥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판매가 하락·마케팅 비용 증가가 심화되며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에 새로운 혁신 제품이 필요한 때”라며 “스마트폰 이후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시장 경쟁에 휩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바이오·제약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초기 진입 장벽이 높지만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바이오·제약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 바이오로직스(의약품 위탁생산)’는 계열사로부터 총 2조8943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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