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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연기…신동빈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불투명

임초롱의 기사 | 기사승인 2016. 06. 0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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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초롱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1개월 연기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확정 짓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상장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신 회장은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이 99%에 달하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그룹 개혁’의 첫 번째 핵심 실천과제로까지 제시한 바 있다. 호텔롯데 IPO작업을 통해 신 회장은 ‘일본 기업’ 논란을 잠재우고 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지만 잇단 악재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상장 관계 기관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 연기를 조율하기 위한 협의를 끝내고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된 내용은 검찰 수사에 따른 일정 연기와 공모가 할인율 확대 등이 포함됐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기 시작하자 고평가 논란이 있던 공모가를 할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변수가 발생해 상장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며 “상장을 철회하진 않고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마친 후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호텔롯데는 지난 6일부터 해외 투자자들 상대로 딜 로드쇼(DR·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한 뒤 오는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수정된 증권신고서에는 이 일정을 3주 가량 미뤄 오는 7월 6~7일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12~13일 일반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 끝이 어디로 향할지 몰라 이 일정도 향후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텔롯데 측도 상장예정일은 확정하지 않은 채 ‘7월 중’으로만 표기했다.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 연기는 신영자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과 매장 위치 등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호텔롯데의 등기임원이기도 한 신 이사장은 출국금지 처분을 받고 검찰 소환을 앞둔 상태다.

잇단 악재에 호텔롯데 상장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던 신동빈 회장의 계획도 수정에 들어갔다.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대국민 사과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으로 그룹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증자 등의 방법으로 일본롯데의 지분을 희석시켜 한·일 롯데그룹 간 순환출자고리를 단절하기로 했다. 그간 불거졌던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까지 잠재우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그룹 내에서 롯데쇼핑과 함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롯데의 지분율은 99%가 넘는다. 신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는 일본롯데를 통해 국내 계열사들을 우회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국적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 사태로 신 회장의 계획 실행은 커녕 호텔롯데의 IPO 흥행 실패 가능성도 커졌다. 면세사업 압수수색 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확실시된다면 호텔롯데 기업가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영자 이사장이 지난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후 그룹 내 면세사업을 직접 챙겨온 만큼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롯데면세점의 사업 역량 자체도 의심받게 된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연간 매출 5조1319억원 가운데 84%에 달하는 4조3340억원의 매출을 면세사업부를 통해 달성했다. 올 1분기에도 전체 매출 1조5473억원 중 86%에 해당하는 1조3305억원이 면세사업부에서 나왔다.

이를 토대로 애초 산정됐던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최대 17조9786억원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는 총 4조6419억~5조7426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이를 염두에 둔 호텔롯데 측은 공모가 할인율을 적용한 희망공모가를 다시 제출했다. 기존 9만7000원~12만원에서 8만5000원~11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것. 이에 따른 조달 가능 금액도 4조677억~5조2641억원 규모로 원래보다 4785억~5742억원 축소됐다.

더불어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는 상태여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될 공산이 커 최악의 경우 면세사업장 감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 차원의 핵심과제이자 성장전략”이라며 “일정이 다소 미뤄지기는 했으나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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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kle@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