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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실리경영', 증시 '16%↓' 냉담

이후섭의 기사 | 기사승인 2015. 11. 20. 06:00
삼성그룹 주가하락

아시아투데이 이후섭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감한 사업재편으로 실리경영을 추구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아직은 냉담한 반응이다. 갖은 고초를 겪고 합병한 삼성물산의 주가는 합병 후 16%나 하락했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밝힌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도 부진하고 있다.

수익나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사업재편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주가가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급격한 사업재편의 이면에는 이재용 체제로의 지배구조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다만 시장에서 사업재편의 시너지효과와 지배구조 이슈를 별개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를 현재 주가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주가는 올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 후 이날까지 16.18%나 떨어졌다. 최근 대외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90% 오른 것과 대비된다.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이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사업 성장성 부각과 합병 이후 건설 및 해외 인프라 등 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 등이 여전한 매력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음을 방증하듯이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연달아 이어지고 있는 삼성의 과감한 사업재편과 맞물려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는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삼성물산에 유리한 구도는 아니며, 순환출자 해소비용 등 현금유출 발생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삼성SDS 합병설 등 갖은 시나리오가 나돌며 이 부회장의 성급한 사업재편은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이슈로 시장이 들끓자 삼성은 역대 최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라는 초강수로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삼성전자(-2.72%)를 비롯해 삼성생명(-4.13%), 삼성화재(-3.17%), 삼성증권(-5.22%)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날까지 기관(3460억원)을 비롯해 개인(2564억원)·외국인(1258억원)이 주식을 일제히 팔아치우며 총 7282억원이 순매도됐다.

이는 삼성이 내세운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내 최대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이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어 삼성 입장에서는 소각이라는 약속을 이행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삼성의 사업재편은 지배구조 변화 차원으로 보기는 어렵고, 아직 진행 중인 과정이라 시장에서 이를 해석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에서 지배구조 이슈라고 할만한 것은 별로 없고 사업적인 목적의 인수합병(M&A)이 있었을 뿐”이라며 “최근의 주가흐름은 사업재편에 따른 각 계열사 시너지효과 및 성장전망·실적에 따라 움직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무성한 합병설, 삼성카드 철수설 등에 대해서도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삼성카드 철수설은 회사에서 분명히 부인했고, 금융사업 체계가 갖춰진 삼성이 어느 하나를 포기한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에 시장에서 확대·재생산을 할 필요가 없다”며 “삼성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삼성물산 사태 이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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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gntjq@asiatoday.co.kr